[인터뷰] 빛으로 써내려 가는 이야기, 모먼트컬처 대표 임준형

2025.09.22


연극적 서사와 디지털 기술 융합한 전시 제작
사람의 이야기 토대 삼아 인문학적 가치도 더해
“어떤 길이든 흔들림 없이 나만의 이야기 만들길”


빛과 이야기를 엮어내며 특별한 예술의 길을 열고 있는 임준형 동문(연극 11). 학부 시절 연극을 연출했던 그는 서사예술의 지평을 미디어아트로 확장해 2022년 미디어아트 전문 기업 ‘모먼트컬처(Moment Culture)’를 창업했다. 디지털 시대에 걸맞는 방식으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내려 가는 그를 만나봤다.


Q. 안녕하세요, 임준형 동문님.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주식회사 모먼트컬처의 대표이자 예술감독 임준형입니다. 우리대학 연극학부에서 연극을 전공하고, 영상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았어요. 이후 미디어아트 회사에서 현장 실무를 거쳤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미디어아트 전문 스타트업을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스토리 몰입형 미디어아트’라는 장르의 전시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Q. 학부 시절을 돌아봤을 때, 지금의 대표님이 되기까지 가장 큰 영향을 준 경험이나 활동은 무엇이었나요?

A. 학부의 전체적인 커리큘럼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특히 이해랑예술극장에서 연극을 했던 경험은 제게 가장 큰 자양분이 됐어요. 스태프, 배우, 연출 등 다양한 역할을 경험해봤는데요. 연극을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만들어보면서 시야가 많이 넓어졌어요. 또 학부 프로그램이나 방중 워크숍에 계속 참여하면서 작품을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예술가로서 제 정체성을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콘텐츠는 곧 관객의 경험을 설계하는 것’이라는 창작 철학을 갖게 됐고, 지금 하고 있는 전시 기획 및 운영과도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됐어요.


Q. 연극을 전공하시다 ‘미디어아트’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미디어아트는 연극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원래 매체와 기술에도 관심이 많았기에, 예술과 기술이 결합된 미디어아트를 직접 제작해 보자는 목표로 영상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단순히 새로운 분야에 발을 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연극을 넘어 다른 장르로 표현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어요. 요즘은 특정 장르에 국한되기보다 서로 다른 예술이 융합하는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연극이든 미디어아트든 예술의 본질은 결국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하는 데 있죠. 장르는 그 이야기를 풀어내는 하나의 수단이자 매개체고요. 그래서 저는 연극에서 쌓아온 경험을 미디어아트로 확장해 다양한 방식의 작품을 선보이고자 했습니다.


Q. ‘모먼트컬처’를 창립하시게 된 배경과 과정이 궁금합니다.

A. 출발점은 “왜 미디어아트는 집중해서 보기 힘들까”라는 질문이었어요. 졸업 후 미디어아트 회사에서 일하면서 당시 전시가 명화를 단순히 움직이게 하거나 자연물을 디지털화하는 수준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는 걸 느꼈습니다. 순간적인 심미성에만 치중하는 전시는 공허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떻게 하면 미디어아트에 깊이를 더할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그 해답은 제가 오래도록 접해온 연극, 뮤지컬, 영화 같은 서사 예술에 있었습니다. ‘이야기’라는 요소를 미디어아트와 결합하면 관객에게 단순한 감상이 아닌 새로운 문화적 경험을 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이를 실현하기 위해 모먼트컬처를 창립하게 됐습니다.

Q.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모먼트컬처’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A. 가장 큰 특징은 전 과정을 저희가 직접 수행한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미디어아트 기업이 외부 저작권을 활용하거나 외주 제작에 의존하는 것과 달리, 저희는 기획부터 제작, 기술 개발, 전시 운영까지 모두 직접 맡으며 일관성과 완성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자체 개발한 맞춤형 서버 ‘Moment Culture Server(MCS)’는 저희가 추구하는 ‘사람을 위한 문화콘텐츠’를 구현하는 핵심 기술입니다. 같은 작품이라도 공간 구조나 장비 조건에 따라 관객이 느끼는 감동이 달라질 수 있는데, MCS는 이러한 차이를 최소화해 관객이 온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제는 단순한 제어 장치를 넘어 작품의 메시지와 감정의 흐름을 일관되게 전달하는 도구로 발전했어요. 현재는 외부 납품까지 이뤄지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Q. 관객 반응형 상호작용 기반 콘텐츠를 구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점은 무엇인가요?

A. ‘관객이 어떻게 작품 속에 녹아들 수 있는가’입니다. 억지로 반응을 유도하기보다는 본능적으로 몰입하고 상호작용하도록 설계하고 있어요. 이를 위해선 기술을 전면에 드러내지 않는 것이 핵심입니다. 세계적인 테마파크 ‘디즈니월드’에서는 프로젝터나 스피커를 철저히 숨겨 관객이 장치가 아닌 콘텐츠 자체에 집중하도록 유도하고 있어요. 저희 역시 기술적 장치를 숨겨 관객이 이야기와 경험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Q. 지금까지 진행한 전시 가운데 가장 애착이 가는 프로젝트와 그 이유를 말씀해 주세요.

A. 첫 전시였던 <어린왕자 인 서울>이 가장 뜻깊었습니다. 제게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는 읽을 때마다 다른 메시지를 주는 특별한 책이에요. 어린 시절엔 따뜻한 동화처럼 느껴졌지만 지금은 고독과 위로에 대한 메시지가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이 작품이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각자의 방식으로 이해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콘텐츠라 생각했고, 그 믿음이 전시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직후 모두가 지쳐 있던 시기에 관객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생각해요. 많은 분들이 ‘위로받았다’는 후기를 남겨주셔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Q. 모먼트컬처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는 무엇이며, 이를 작품에서 어떻게 구현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 ‘모두를 위한 문화예술’입니다. 누구나 쉽게 다가가고 각자의 삶에 비춰보며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목표예요. 이는 스토리 몰입형 작품과도 연결되는데요. 사람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이야기를 콘텐츠에 투영하며 위로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미디어아트 기업이 기술적 구현이나 미학적 완성도에 초점을 맞춰요. 하지만 저희는 인문학적 가치를 우선순위에 두고 있습니다. 인문학적 요소에 시각적·기술적 요소를 더하면 전시는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는 경험이 되죠. 연극에서는 이를 ‘초목표’라고 불러요. 이는 작품을 끌어가는 힘이자 방향성을 잃지 않게 하는 중심을 뜻합니다. 모먼트컬처는 ‘사람의 이야기’를 초목표로 삼아 저희 기업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어요.


Q. 미디어아트가 다른 예술 장르와 구별되는 고유한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미디어아트는 공간 전체가 하나의 무대이자 작품이 되는 예술이에요. 관객은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빛과 소리가 결합된 시청각적 공간 속으로 들어가 작품의 흐름 속에 참여하게 됩니다. 전시 공간 자체가 감각을 열어주는 장치가 되는 것이죠. 누군가는 작품 세계에 깊게 몰입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영상과 음악의 흐름 속에서 자기만의 이야기를 발견합니다. 결국 미디어아트의 본질은 감상이 아니라 ‘체험’이며, 관객이 작품의 일부가 돼 자신의 이야기를 완성한다는 점이 다른 예술 장르와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입니다.


Q. 앞으로 모먼트컬처의 방향이 될 대표님의 향후 목표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전시장 ‘띠아트(THART)’에서는 <어린왕자 인 서울>, <반 고흐 인 서울>, <사랑의 색채전> 등 동화와 명화를 한국인의 정서에 맞게 각색한 미디어아트 전시를 선보여왔습니다. 이후 김포, 경주 등 지자체와 이케아, 삼성 SDS와 같은 기업 공간으로 전시 범위를 확장했어요. 앞으로는 영화, 웹툰, 애니메이션 등 대중문화와의 협업 전시를 통해 관객층을 넓히고, 해외 진출에도 나서고 싶어요. 궁극적으로는 한국의 스토리 몰입형 미디어아트를 세계 무대에 선보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Q. 마지막으로, 미디어아트에 관심이 있거나 취업을 앞둔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A. 미디어아트는 예술성과 기술력이 동시에 요구되는 분야이기에, 두 영역을 함께 공부하고 경험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은 프로젝트라도 직접 시도하며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다 보면 자신만의 스타일과 통찰을 얻게 될 거예요. 결국 미디어아트는 책상 위에서 완성되는 작업이 아니라 디자인과 음악, 인문학과 기술을 아우르는 경험 속에서 비로소 형성되는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어떤 길을 선택하든 ‘나만의 스토리를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용기 있는 도전 속에서 자신만의 서사를 만들어 나가기를 응원합니다.

 

예술성과 기술력에 인문학적 가치를 더해 스토리 몰입형 아트를 실천하는 임준형 동문. 그는 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다양한 걸작을 피워냈고, 그 작품들은 관객과 만나 또 다른 감각과 영감을 피워낸다. 앞으로도 새로운 이야기를 펼칠 무대를 탐색해 나갈 임준형 동문의 도전을 응원한다.


출처 : https://www.donggukmedia.com/news/articleView.html?idxno=84293